#1. [레이지모닝] 레이지모닝을 만나다

# 레이지모닝은 누가 만들었을까

# 카페치곤 독특한 흰색 조명

# 1층의 티셔츠는 판매용?


이른 아침부터 흰 가운을 입은 젊은 남자들이 열심히 빵을 굽고 있다.
건물 외벽의 화려한 그래픽아트, 아기자기한 스쿠터와 전동 킥보드가 제과점보다는 을지로의 어느 카페 같기도 하다.

왠지 합법적(?)인 늦잠이 허락될 것 같은 곳, 레이지모닝(Lazy Morning)이다.
레이지 모닝 교동 본점은 나의 출근길로, 매일 아침 지나다니는 곳이다.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3번 출구로 나와 시청 방면으로 3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이 곳 교동은 어느 읍내의 골목길이 연상되는 곳이다.
2차선 도로의 대로변에 위치한 레이지 모닝 바로 맞은 편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실버 극장이 자리 잡고 있어
더더욱 시골의 한적한 골목길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처음 레이지 모닝이 자리하고 있었던 곳은 시청 앞이었다.
자취할 때 처음 본 레이지 모닝은 클래식한 분위기와 이름이 매우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바쁜 아침, 비몽사몽하며 정신 없이 교동 골목을 지나 출근을 하는데, 어느 날 빈 상가의 공사가 시작되더니,
곧 오픈을 예고하는 하얀 천막이 처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 쓰여진 낯설고도 반가운 이름, <LAZY MORNING>.
3층 건물의 전체를 모두 차지하는 레이지 모닝은 오래된 건물을 세련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로 연출해 다시 교동으로 찾아왔다.


레이지 모닝은 가보지 않아도 이름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요즘의 우리들은 바쁘면서도 성장을 꿈꾸며 살아가면서도 동시에 적당히 느슨한 삶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레이지 모닝은 '여유'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올드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에 적당히 좋은 음악이 흐르고, 무언가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특히 빵이 맛있는 레이지 모닝에 여러분을 초대하려 한다.


📍 기본정보

⏰ OPEN : 월 ~ 토. 10:00 - 22:00

 🖥  @lazymorning_official

 🍴 메인메뉴 : 빵오크램, 크루와상, 크림크루와상, 아메리카노 등



레이지모닝 대표님의 추천 메뉴

1) 오리지널 크로와상

   :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입니다. 크로와상은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빵이죠.
저희는 재료에 특히 신경을 썼어요. 레스큐어에이오피 버터, 물랑무르주와 밀가루를 사용해요.
보통 밀가루의 3배 가격이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있어요.


2) 크림 크로와상

   : 대구에서 아마 최초로 시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이후 많은 곳에서 유행이 되었죠.
 아 물론 아닐 수도 있어요 (웃음),  레이지 모닝의 인기 메뉴 입니다.


3) 빵오크램

  : 빵오크램은 프랑스어로 크림빵이라는 뜻이에요. 레이지모닝에만 있는 메뉴 입니다.
독일빵과 프랑스빵을 결합시킨 메뉴인데, 먹어본 사람은 이것만 시키더라구요.



 과연 레이지모닝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일주일 전 약속을 잡고, 토요일 오전 11시 레이지모닝을 찾았다.
나무 손잡이가 인상적인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술가 느낌을 풍기는 두 사람이 맞이해 주셨다.
누가 봐도 ‘ 대표님이시고, 약 10분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상과 달리 매우 부드러운 두 분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이야기는 2층에서 진행이 되었다.
2층은 약 60평 정도의 공간으로 안쪽 공간, 바깥쪽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안쪽 공간은 전구색 조명의 아늑한 분위기였고, 바깥쪽 공간은 밝고 모던한 목소리 톤이 조금 높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우리는 밝고 모던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클래식한 유리컵에 담긴 커피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행히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은 여유로운 시간대 였다.


레이지모닝의 배현진(좌), 홍사광(우) 대표님


레이지모닝은 홍사광, 배현진 두 명의 대표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베이커리 카페다.

05 학번 동기인 두 분은 해전대 라는 전문 대학에서 제과제빵을 전공하며 만났다고. 레이지모닝은 이들의 3번째 브랜드이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변해 4년제의 전문 제빵과정, 경영과정도 생겼지만 당시에는 빨리 기술을 배워 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사실 레이지모닝은 인테리어와 컨셉이 세련되어 당연히 미술, 예술을 전공자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일 줄 알았는데,
 제빵 분야 15년 경력의 베테랑 대표님들이 운영하는 정통 빵집(?) 이었다.


Q. 레이지모닝은 어떤 곳인가요?

(사광) “ 빵을 제공하는 데일리 한 카페입니다. 저희의 세 번째 브랜드구요.
저희는 둘다 빵을 전공했고, 저는 커피를 좋아해서 따로 배웠어요.
그렇게 저희는 빵과 커피, 그리고 일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왜 레이지모닝 인가요?

(사광) “거창한 뜻은 없구요. 레이지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우리의 부모님세대에서는 어쩌면 편하지 않게 보실 수도 있겠지만,
요즘 우리 세대는 레이지(Lazy)를 게으름보다는 여유로움으로 받아들이잖아요.
부모님들이 걱정하시는 것과 달리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런 여유로움을 조금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어요.
그리고 사실 누구나 늦잠 한 번씩은 자잖아요? 이미 그런 일상이 되고 싶기도 했어요. ”

딱 이렇게 여유롭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픈시간이 10시임에도 불구하고 8시가 되면 이미 이곳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직원들에게는 전혀 레이지한 모닝이 아닌 것이다.
고객들의 여유로운 아침을 위해 직원분들이 조금은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레이지모닝은 대구 시청 본점에서부터 교동 본점까지 이어온 특유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앤티크하면서도 세련된 느낌. 다른 체인점에서도 그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인테리어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걸까?


Q. 인테리어가 세련되었는데 어떻게 기획하신건가요?

(현진,사광) “ 인테리어는 모두 직접해요.
예전에 처음 창업을 할 때, 정말 돈이 하나도 없어서 직접 하나하나 다 공사를 했거든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조금씩 할 줄 알게 되어서, 지금은 다 직접하고 있어요.
처음에 철거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인 페인트칠, 나무잘라 테이블 만들고, 조명달고, 계단용접하고 전부 저희가 직접한 거에요.
바닥도 다 저희가 작업했구요.

 

(현진) “ 사광이가 이런걸 잘해요. ”

 

(사광) “ 저희는 조금 엔틱하고 클래식 한 걸 좋아해요.
매장을 선택할 때도 이점이 중요한데, 새로 지어진 건물을 엔티크하게 만들기는 매우 어려워요. 이미 매우 세련된 곳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옛 건물들은 보기에 촌스러워 보여도 다 뜯어놓고 나면 엔티크함이 묻어나죠. 저
희는 그런 옛스러움을 저희만의 스타일로 다시 인테리어 해서 공간을 만들죠.


레이지모닝의 과거 사진.
원래는 이런 건물이었다.


2층의 아늑한 공간은 원래 천장이 없었나보다.
대표님들의 손길을 거쳐 오른쪽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빵을 만드는 사람들인지,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인지.
공사 중이었던 현장을 자주 지나다녔는데, 당연히 전문 인테리어팀인줄 알았다.
레이지모닝의 오픈 준비는 단순히 목작업하고, 페인트칠을 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건물을 하나를 세웠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대작업이었다.

이렇게 손수 기획하고 작업한 공간에서 우리의 창작물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레이지모닝에서 신기했던 점 하나.  흰색에 가까운 조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사무실, 학원, 미용실과 같은 분위기를 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2층의 바깥쪽 공간과 안쪽 공간의 조명색이 다르다.
바로 이 바깥쪽 공간에서 흰색에 가까운 밝은 조명을 사용중이었는데, 카페는 은은한 전구 색을 사용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에 가까운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Q. 조명이 안쪽과 바깥쪽 색이 다르더라구요. 그리고 바깥쪽은 조명이 흰색인데, 괜찮나요?

(사광) “ 네 그렇죠. 공간적으로 구분을 주고 싶었어요.
구조를 보면 아시다시피, 공간이 조금 분리가 되어 있어요.
처음 리모델링할 때, 이 구조를 살려야겠단 생각을 했죠.

안쪽 공간은 여유롭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조용하게 쉴 수 있도록 은은한 색의 조명을 사용했어요.
바깥쪽 공간은 목소리 톤이 조금 높아도 괜찮은, 그래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또 여기서는사진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와요. 흔히 말하는 '인스타용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죠.
이런 이유들로 바깥 쪽에는 조금 밝은 색의 조명을 선택했어요.
백색처럼 보여도 우리가 흔히 아는 흰색과 전구색의 사이에요.
저걸 백색 전구라고 하는데, 온도색으로 약 5000K의 전구에요."

편집장 역시 분위기 연출에 있어 조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사무실 인테리어를 할 때 조명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한 적이 있다.
색 온도를 수치로 표현하는 캘빈(K) 값에 따라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이 달라진다고 한다. (앗 갑자기 물리 공부했던 기억이...)

 

왼쪽부터 3000K, 4000K, 5000K 전구

우리가 흔히 아는 전구색은 약 2700K, 형광등은 약 5700K 정도.  약 4~5000K 의 조명을 쓰면 그 중간 쯤의 색이 나온다.
언뜻 보면 흰색 조명 같지만, 왠지 모를 그런 따스한 조명이다. 보통 호텔로비에서 약 4000K의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레이지모닝의 바깥쪽 밝은 공간에 사용된 조명 역시 4000K의 조명.
안쪽의 아늑한 공간은3000K의 조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사광) “처음 기획당시에는 음악으로도 구분을 주고 싶었어요.
안쪽은 은은한 분위기에 맞게 조용한 음악, 바깥쪽은 밝으면서 너무 시끄럽지 않은 그런 음악으로요.
그런데 노래가 서로 겹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매장 전체를 통일해서 재생하고 있어요 ”

(편집장S) 매장의 음악이 너무 좋은데 누가 선곡을 하시나요?

(현진) “ 저희 크루 중 한명이 음악을 전공했어요. 모든 음악선곡은 그 친구에게 맡기고 있죠. ”

레이지모닝 2층은 공간이 넓고 안쪽 공간과 바깥쪽 공간이 거리적으로 구분되어 있어 다른 테이블과의 대화 소리가 겹치지 않는다. 음악, 조명색, 인테리어 소품 등 작은 것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신경 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Q. 1층에 티셔츠가 많이 걸려 있던데, 그건 판매용인가요?

(현진) “ 아, 네! 오버핑거스라고 하는 곳과 콜라보 작업한 거에요.
저희는 종종 다른 단체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어요. 원하는 니즈가 서로 다른 곳들이죠.
예를 들어 이번 콜라보를 통해 레이지모닝은 브랜드 인지도를 더 알리기를 원하고, 오버핑거스는 제품 판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거죠.
이렇게 서로 원하는 니즈가 다를 땐 그 부분이 보완이 되어 다양한 콜라보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죽메이커 ‘워커룸’과의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편집장S) 저희도 콜라보를 종종 진행하는데, 혹시 콜라보를 진행 할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사광) “ 서로가 원하는 니즈가 확실히 달라야 해요.
수익, 인지도, 또는 기술학습 등 원하는 부분이 명확하게 달라야 순조롭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만약 두 곳 모두 인지도에 니즈를 갖고 있는 곳이라면, 내 이름을 조금 더 크게, 또 앞에 놓고 싶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 있어 오버핑거스와의 콜라보는 너무나도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어요.
오버핑거스는 판매, 레이지모닝은 인지도 이렇게 서로 다른 니즈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

📍 기본정보

 🖥 @overfingersoverfingers.com

 🗺 대구시 중구 동성로3길 12-13


Q. 레이지모닝은 빵집보다는 카페스럽고, 또 카페라고 하기에는 빵의 퀄리티가 매우 높더라구요. 어떻게 제빵과 커피를 함께하게 되셨나요?


(사광) “ 원래부터 빵과 커피를 좋아했어요. 전공이 제빵이다 보니 나중에 베이커리를 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왠지 나중에 제가 창업을 할 즈음에는 베이커리에서도 커피를 팔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 에요.

그때는 지금처럼 빵과 커피를 함께 하는 게 일반적이진 않았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커피를 배워보고 싶었어요.
처음 커피를 한다고 했을 땐 현진이가 많이 말렸죠. 그런데도 전 커피를 해야겠다고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결국 졸업 후 홍대의 한 카페로 취직을 하게 되었구요. ”

 

(현진) “ 맞아요. 사광이는 커피를 진짜 좋아했어요.
제가 커피 말고 제빵 쪽으로 쭉 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말릴 수 없더라고요.
졸업 후에 저는 대형 항공사의 디저트를 관련 회사로 취업을 했고, 사광이는 카페로 취업하게 되었죠. ”


시작부터 의견이 엇갈린 두 대표님.
그런 와중에 두 사람은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다음 챕터에서 그들의 창업이야기에 대한 긴 이야기를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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